지난달 27~29일까지 한국 갤럽이 조사한 정당지지도 여론조사가 발표되었다. 더불어민주당이 48%의 지지를 받고 있는 가운데 이혜훈 신임 대표를 선출한 바른정당이 9%, 자유한국당과 정의당이 7%, 국민의당이 5%, 지지정당 없음과 의견 보류가 23%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 1,005명의 남녀가 응답한 조사였다.
이 결과를 두고 아직도 한 자릿수를 면하지 못하고 있는 야당의 반응이 조금 흥미롭게 나왔다. 처음으로 2등에 자리한 바른정당은 창당 이후 최고치인 9%를 회복하여 새 대표 선출과 함께 희망을 말하기 시작했다. 자유당과 국민당의 동반추락이라는 호기를 맞아 당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당의 정체성을 새롭게 하는 방향과 조치들을 내놓고 있다.
바른정당은 반대를 위한 반대의 성향을 탈피하여 견제할 것은 견제하고 민생관련 부분에서는 정부 방침에 적극 호응하는 쪽으로 정국 변화의 한축을 감당하겠다고 한다. “무조건 반대만 하는 야당이 아니라 대안 야당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야 한다.”는 말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 변화의 중심축을 감당하고 있는 전주 출신의 정운천 최고위원은 “좌파 우파를 넘어 진정한 실용 민생정당으로 나아가겠다.”며 “적극적으로 민생문제를 해결하는 정당이 된다면 자연스럽게 지지율은 따라서 오를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국민의당이 대선에서 문준용 씨의 취업특혜 제보조작 사건으로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는 점이나,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청문회에서 보여준 행동과 당대표 선출 과정에서 드러난 실망감이 이번 여론조사에서 고스란히 드러난 점을 간파한 바른정당의 ‘살길 찾기’는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을 것이다. 새 정부가 가고 있는 방향이 지난 정권에서 이루어지던 불합리정책과 다르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민의당은 대선에서 제보조작 증거물로 문재인 후보를 공격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안철수 전 대표의 출국금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을 종합하면 당의 존립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가능하다. 벌써 일부 의원들이 더불어민주당으로 입당을 저울질하고 있다는 풍문도 나왔다. 실제 조작 증거물을 만든 이유미와 직간접으로 깊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이서준이 모두 안철수가 영입한 인물이거나 제자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사태에 대한 책임은 당연히 안철수 전 후보에게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 전 후보는 아무 말이 없다. 이 일은 당이 나서서 사과할 일이 아니라 안 전 후보가 모든 책임을 져야할 일이다. 후보자의 당선을 위해 일한 사람들 가운데 몇 명이 개입되었는지 누가 어디까지 알았는지 따지고 책임을 묻는 일은 검찰의 수사에서 다 밝혀질 것이다. 당 내부에서 진상조사팀을 만들어 조사한다는 자체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겠다는 짓에 다름 아니다.
조사는 검찰에 맡기고 지금 당장은 후보자였던 안철수 전대표가 사건의 내막을 가감 없이 아는 대로 발표하고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 본인이 전혀 알지 못했던 일이라 하더라도, 그 조작된 내용으로 문재인 후보를 공격하고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던 사건의 중심은 안철수 후보 자신과 선거 캠프였다. 안 전 후보자가 그 조작사건의 최대 수혜자가 되었는지 여부를 떠나 가장 비열한 수단으로 선거에 영향력을 끼쳤던 일을 사과해야 한다는 말이다.
박주선 비대위원장의 사과는 지극히 의례적인 당의 입장일 뿐이다. 그런 엄청난 일을 저지르고서 국민의당은 지금도 새 정부의 구성과 다급한 추경예산을 심의하는 일에서 고무줄 장난하듯 당기다 놓다하며 전혀 협조하려는 기색이 없다. 저지른 과오가 미안해서라도 새 정부 출범을 돕는 것이 도리였고 40석의 국민의당을 만들어준 호남민심에 부응하는 방법이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어떤가? 그들은 아직도 지난날의 단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아직도 숫자 많은 영남지역을 믿는지 사사건건 새 정부의 발목을 잡고 늘어지며 정부에 흠집 내기에 올인하고 있다. 당대표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보여주고 있는 행태는 공당이라고 하기에 부끄러운 모습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러다가 9% 지지율이 다시 7%로 떨어졌다. 한국당은 ‘달라질게요’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경선을 진행하고 있지만, TV토론을 통해 비춰진 그들은 달라지기는커녕 전보다 더 ‘꼴통보수’의 색채를 짙게 드러내 국민의 질타를 받았다.
정리하자면, 바른정당은 민심의 향방을 알아챈 듯 새 정부를 도와 협조할 일은 확실하게 하겠다는 자세로 전환하는 중이어서 어쩌면 조금은 나아질 전망이고, 국민의당은 엄청난 재앙을 스스로 불러온 탓에 수사 결과에 따라 당이 풍비박산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그리고 자유한국당, 아직도 한참 더 국민의 질타를 받아야 조금씩 정신을 차리며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는 걸 느낄 터이지만, 아마도 그 때는 너무 늦어 백약이 무효인 시기일 거라는 짐작을 해본다.
미국, 프랑스, 영국이 변화를 바라는 국민의 힘에 달라졌고, 이웃 일본도 아베의 힘이 점차 줄어들고 국민의 생각이 달라지고 있다. 국민이 주인노릇을 제대로 하고자하는 변화를 눈치 채지 못하면 파멸뿐이다.
(2017.7.2.자 전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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