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칼럼

침대축구와 침대국회

푸르고운 2017. 7. 26. 00:01

국회가 다시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의 ‘머리 자르기’ 비난에 대한 국민의 당 국회보이콧 때문이라고 한다. 필자의 기억으로는 요즘 이 나라 국회, 특히 야3당의 행태는 역대 어느 정권이 들어설 때에도 없었던, 말 그대로 ‘발목잡기 놀이’의 연속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

대한민국 호에 탄 사람은 대통령인 선장과 그 부하들만 아니라, 발목을 잡고 생떼를 쓰는 장본인들을 포함한 이 나라 국민이다. 배가 떠나지 못하면 결국 손해는 배에 탄 승객과 떼를 쓴 장본인들인데, 그걸 모르지 않는 사람들이 눈 딱 감고 생떼다. 야3당이 잡고 늘어지는 발목은 문재인 정부의 발목리라기보다 국민의 발목이고 바로 자신들의 발등이다.

우리나라 축구 대표 팀에게 가장 껄끄러운 상대는 중동 선수들이다. 그들은 지고 있는 경기가 아니면 발만 살짝 걸려도 무조건 눕는다. 누워서 시간을 허비하게 만들고 상대방의 조급증을 불러일으켜 실수를 유발하는 축구다. 그들의 비열한 행태는 결국 ‘침대축구’라는 이름을 만들어 냈다. 그들의 침대축구는 스코어가 불리할 때는 좀처럼 볼 수 없다. 비기고 있거나,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시간을 허비하면서 마음 급한 우리 선수들을 약 올리느라 하는 행동이다. 침대축구의 포인트는 바로 유리한 상황이거나 비기고 있어도 그들의 홈그라운드일 경우에 실수를 유발하느라 하는 행동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 야3당 국회의원들이 중동의 침대축구 수법을 배워서 이를 되풀이하고 있다. 인사청문회에 시시콜콜 가족의 사생활까지 들고 나와 망신을 주어 후보를 사퇴하게 하려는 건 기본이고, 조금만 비위에 거슬리면 아예 불참으로 국회 파행을 일삼는다. 제1당이 잠잠하면 제2당이, 제2당이 잠잠하면 제3당이 무슨 꼬투리를 잡아 자빠진다. 툭하면 자빠지고 정부에 독한 소리를 질러대야 존재감이 선단다.

새 정부가 들어선지 두 달이 되었어도 정부조직법조차 국회에서 잠자고 있고, 장관 청문도 끝나지 않았다. 다급한 추경도 3당이 교대로 문제를 제기하여 상정조차 못하고 있다. 역대 정권에서 이런 일은 없었다. 장관 후보자들의 청문 내용을 보면 지난 정권의 인사들에 비해 몇 배는 훌륭한 사람들이다. 곡절 끝에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국회정상화에 협조하겠다는 결정을 했었는데, 추미애 대표의 ‘머리 자르기’가 새로운 불씨가 되어 다시 침대국회에 들어갔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는 지금의 침대국회가 타이밍이 안 맞는 행동이라는 데 있다. 지금 야3당이 정부 여당에 0대 9쯤 큰 차이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침대국회를 구사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실점을 만회할 기회가 줄어든다는 사실을 알 터인데도 드러눕는 이유는 무엇일까?

옛 속담에 ‘방귀뀐 놈이 성 낸다’고 했듯이 국민의당이 선거에서 조작된 증거를 들이대며 문재인 후보를 몰아친 잘못은 어떤 방법으로도 상쇄될 수 없는 큰 죄다. 그 잘못을 고발한 민주당의 입장에서는 당시 후보였던 안철수 전 대표가 공식적인 사과조차 하지 않는 상황에서 조작 당사자에게 모든 잘못을 몰아가는 당을 비판하는 건 당연하다고 본다.

누가 뭐라고 변명을 해도 증거를 조작한 사람만 잘못한 일이라며 그 사실을 공표하고 추궁한 당이나 후보자의 책임은 가볍게 말하는 태도는 어불성설이다. 누군가의 말대로 총을 만든 사람이 살인범인가? 아니면 그 총으로 쏜 사람이 살인범이 되는가를 착각하고 있는 국민의당이다. 큰 죄를 저지른 범인은 국민의당과 후보자이다.

‘국민도 속았고 국민의당도 속았다’? 그 잘못을 이유미 씨 한 사람에게 똘똘 뭉쳐 씌우는 태도는 공당이 취할 태도가 아니다. 더구나 공식적인 사과조차 없는 안철수 전 후보의 태도는 국민을 정말 하찮게 생각하는 짓에 다름 아니다. 손석희 앵커의 말처럼 깃털과 새의 몸통은 한 몸이다.

머리 자르기라는 비난이 과하다고 말할 수는 있지만, 잘못을 저지른 죄는 국민의당이 지은 것이다. 국민의당을 만들어준 호남사람들에게 길을 막고 물어보라. 왜 국민의당에 대한 지지를 거두어들였는지를. 선거 막바지에 의기양양해서 문 후보를 몰아붙인 그 일은 국민을 우롱한 중대한 범죄행위다. 그러고도 생떼를 쓸 배포가 있다면, 다 내려놓고 국민 앞에 솔직히 잘못을 빌 뱃장도 있어야 한다. 그래야 당이 살아남아 호남인들이 제3당을 만들어준 명분이 선다.

국민의당을 만들어준 호남사람들은 당이 해체되거나 파국으로 치닫지 않기를 바란다. 그야말로 국민의 당이 되겠다면 당신들을 만들어준 사람들의 정서와 바람에 따라야 옳다. 지난날의 술수나 정치 장난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 야3당이나 여당인 민주당을 포함하여 모든 정치인들의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 지금은 추다르크나 추테르테 보다는 온 가족을 걱정하고 끌어안는 어머니의 정치가 필요한 때다.

국민의 눈은 과거 어느 때보다 날카롭고 준엄하다. 국회에서 갖은 쇼를 다해도 속지 않는다. 어설픈 정치인들보다는 생각도 한 수 위다. (2017.7.9. 전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