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칼럼

흘러간 노래와 가짜뉴스

푸르고운 2018. 12. 14. 19:14

흘러간 노래와 가짜뉴스


삼일절에 미국 성조기와 태극기, 일장기와 태극기를 함께 들고 시가행진을 하던 무리가 있었다. 그들은 한미일 동맹을 굳건히 해서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미국을 좋아하고 일본을 좋아하는 그들에게 삼일절은 ‘공연히 쉬는 공휴일’이고 마음속이 불편한 그런 날인 듯하다. 일본이 강제로 찬탈한 나라를 되찾으려는 열망으로 방방곡곡에서 태극기를 흔들며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던 조상들의 간절한 뜻은 그들에게 아무런 의미가 되지 못했던 것이다. 하필이면 삼일절에 일장기를 흔들며 거리를 누비다니, 그러는 그들이 입만 벌리면 떠드는 소리가 ‘애국’이라니 기가 찰 노릇이다.


꼴통 보수들이 3일 다시 거리에 나왔다. 징역 30년이 구형된 박근혜를 구한다는 명분으로 모인 집회에서 마이크를 잡은 자 마다 문 대통령을 비방하고 욕하는 것으로 말문을 연 그들의 주장은 ‘죄 없는 박근혜’ 였다. 천만인무죄석방서명운동본부와 대한애국당이 주관한 이날 행사에서 문 대통령이 연방제 개헌을 추진하고 있다는 가짜뉴스도 나왔다. 연사로 참가한 한 대학생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서 청년의 희망을 빼앗아가고 비트코인으로 결혼자금까지 뺏어갔다는 엉터리 주장을 했다.


박근혜에게 30년형을 구형하자 나름 위기감을 느끼고 여론전을 펼쳐보자는 생각으로 서울역 집회를 연 것으로 보이지만, 그들의 방식은 언제나 해묵은 흘러간 노래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자기들 비위에 맞지 않으면 ‘빨갱이’이고, 사실과 전혀 맞지 않는 거짓말을 지어내서 왜곡하고 모략하는 일을 서슴지 않는다. 선동할 수 있는 말이면 뭐든지 뱉어내는 그들은 사태가 불리하면 더 시끄럽게 소란을 피우며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촛불혁명을 거치면서 국민들의 시각은 크게 안정되고 판단력도 과거와 다르다. 터무니없는 선동이나 공산주의 타령에 쉽게 넘어가던 마음들이 중심을 세우고 주변의 흔들기에 동요하거나 뇌동하지 않는다. 국민의 수준은 선진화가 제대로 이루어졌는데, 아직도 정치판에서는 과거의 냄비근성이나 쉽게 잊어버리는 국민으로 인식하고 있다. 국민이 저 위에서 빤히 내려다보고 있는데, 그런 국민을 속이려드는 정치세력, 특히 보수정치인들이다.


보수 세력들은 아직도 흘러간 노래를 부르며 손님을 끌어 모으려하지만, 늘어진 리듬에 저속한 가사로 읊어대는 흘러간 유행가에 국민은 귀를 막는다는 현실을 모르는 것 같다. 지난날 그들의 정부였던 당시, 숱하게 만들어낸 빨갱이와 간첩들이 모두 조작된 것이었고,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수단이었음이 밝혀진 오늘에도 그들은 같은 노래를 부르고 있다. 거기다 교묘한 수단으로 만들어낸 가짜뉴스까지 곁들여 내놓으며 국민을 유혹한다.


평창 겨울올림픽이 성공적으로 끝나고 남북대화가 무르익는 분위기에 보수정당들은 아연 긴장했다. 국회의원 재보선과 지방선거가 100일 남은 지금, 정당 지지도에서 두 보수 야당이 합해도 여당인 민주당 지지도에 절반수준밖에 이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남북대화까지 술술 풀린다면 보수 야당은 전멸에 가깝지 않겠는가, 하는 우려가 현실로 다가서고 있다.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들이라면 차라리 국민 앞에 솔직하게 지난 잘못을 빌고 국가발전에 헌신하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국민의 마음을 사려고 노력해야 옳다. 그런데 별 트집꺼리가 없는 현 정부의 국정 운영을 지나간 방식으로 헐뜯고, 국회 운영위원회는 바쁜 비서실장을 불러 앉혀놓고 하찮은 질문을 하다가 망신이나 사고 있다. 아직도 그들의 머릿속에는 흘러간 노래 밖에는 없다. 상당수 국민들은 어서 그들의 국회의원 남은 임기 2년이 지나가기를 고대하고 있다. 산적한 민생법안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날이면 날마다 정부 헐뜯기나 가짜뉴스 전파에 여념이 없는 정치활동으로는 10년이 지나도 집권은커녕 퇴출되기에 딱 맞다.


최근 가짜뉴스 유포 수준이 심각하다. 심지어 지난번 북한의 김여정이 왔던 때, 그들 수하가 김여정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는 뒷모습을 문 대통령의 모습으로 조작하여 퍼뜨리기까지 했다.

‘문 대통령의 임기가 2018년 2월 24일까지다.’ ‘청와대에서 탄저균 항체를 수입해서 청와대 직원만 맞았다.’ ‘김대중 · 노무현 정부에서도 국정원 특활비를 빼갔다.’ 등 최근에 나온 가짜뉴스들이다.


지난 평창올림픽 관련 가자뉴스도 많았다. 아이스하키 유니폼이 북한의 인공기를 바탕으로 만들었다느니, 쇼트트랙 선수 헬멧에 그려진 호랑이 그림이 북한의 김일성 일가인 소위 백두혈통을 나타내는 그림이라든가, 북한 응원단의 사람 얼굴 이미지가 김일성 얼굴이라든지 하는 가짜뉴스들이 난무했다. 그런 쪽에 머리가 트인 사람들인지 착상도 좋고 만들어내기도 참 잘한다.


이런 가짜뉴스는 단순히 흥미꺼리가 아니라 그런 뉴스에 영향을 받는 사람들이 있고, 그로 인하여 다양한 범위에서 손실이 발생할 수 있으며, 개인이나 단체, 기관의 명에를 크게 훼손할 수 있으므로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의견이 각계에서 나오고 있다. 특히 SNS를 통해 순식간에 퍼져서 피해가 막심한 게 현실이다. 그러나 처벌은 무거워야 벌금 몇 백만 원에 불과하므로 이런 가짜뉴스가 양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국회가 나서서 가짜뉴스 처벌을 논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차제에 가짜뉴스를 만든 자는 금고이상의 실형을, 유포자는 최소 500만 원 이상의 벌금을 물도록 한다면 가짜뉴스는 사라지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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