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일에도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토요일 밤에는 1년 만에 촛불집회가 열렸다. 5만여 시민이 세상을 바꾼 촛불의 힘을 상기하며 자축하는 지리였다. 그리고 현재 진행형인 촛불혁명의 더 빠른 진전을 바라는 마음들이 집회에서 뜨겁게 타올랐다. 적폐청산을 위한 검찰의 적극적인 수사가 이어져 오고 있지만, 여소 야대의 정국인지라 여기저기서 치사한 걸림돌이 튕겨 올라와 진도가 더디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가장 처치 곤란한 적폐가 국회를 흔들고 있는 동안에는 시원한 결과를 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짐작에 시민들은 답답하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현대문명처럼 세상의 가치관이 변하고 나라정치도 국민을 위에 모시려는 정치로 변하고 있다. 그런데 아직도 군사독재의 수혜자들은 보수라는 이름표를 달고 그 시절의 수법대로 국민을 속이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그들을 대변하는 자유한국당(자한당)의원들은 방문진 이사 가운데 결원인 2명을 여당의 몫으로 임명하는 문제를 두고 억지주장을 펴며 국정감사 도중에 감사를 보이콧 하고 나갔다. 그동안 언론조작과 보수정권의 나팔수 노릇에 충실했던 MBC 김장겸 사장 해임을 막아보려는 속셈이다.
노조가 총파업으로 맞서며 운영진 해임을 요구하고 있는 현실을 외면하고 나팔수를 지켜보겠다고 무리수를 두는 자한당의 행동은 거듭될수록 국민의 지지만 줄어들 뿐이다. 아직도 40년 전의 정치행태를 반복하고 있는 그들, 이 급변하는 세상에서 지난 시절의 춘몽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그들 때문에 이 나라의 민주화가 늦어지고 국민은 속이 탄다. 쇠뿔도 단김에 빼야 쉬운데, 방해꾼 때문에 조성된 변화의 흐름이 끊길까 두렵다.
27일에는 한미 국방장관 회담이 열렸다. 거기서 전시작전권 전환문제가 논의 되는 등, 군사관계 현안이 논의되었다고 한다. 전작권 전환 문제는 속도감 있게 진행되고, 미사일 중량 한도철폐 문제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한다. 아울러 미국의 전략자산인 핵항모와 전략폭격기, 핵잠함 등의 한반도 전개를 정례화하기로 합의했다고 한다. 그 자리에서 매티스 미국방장관은 자한당에서 주장하는 전술핵무기 배치문제에 대해서 ‘한반도 비핵화’ 원칙에 벗어나는 일이라는 입장을 밝히며 ‘불가’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정의당 김종대 의원(군사문제 전문가)은 24일, 자한당 홍준표 대표가 미국에 가서 전략핵무기 배치를 주장한다는 일을 두고 “없는 것을 달라고 생떼를 쓰러 간 것” 이라며 “전술핵무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구태여 말을 한다면 전략핵무기라고 해야 옳다. 괌에서 10분이면 날아올 전략핵을 뭐하려고 달라 그러느냐?”고 ‘혹세무민’하려는 것이라고 질타했다는 소식이다. 불안감을 부추겨 국민의 지지를 끌어내보려는 얄팍한 노림수에 불과하다는 지적이었다.
국정감사를 보이콧 해가며 MBC 김장겸 사장을 살리려는 시도나, 미국까지 쫓아가서 없는 전술핵무기를 달라고 하급 관리들이나 만나고 다니는 행태는 이제 그만 포기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아무리 몸부림을 해도 이제 국민은 믿을 말과 믿을 사람을 구분할 줄 안다. 옛날 방식으로 깜깜한 국민들 속이듯 하는 정치 수법으로는 어림도 없다.
자한당 내부 일이나 조용하게 처리해야 할 터인데, 홍대표와 친박간 싸움이 요즘 점입가경이다. 홍대표가 미국에서 돌아와서 서청원 의원에게 “8선이나 되신 분이 새까만 후배한테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그런 협박이나 하고 할 테면 해보라고 하세요.”라고 불멘 소리를 했다고 한다. 홍대표가 미국에 있을 때 서청원의원이 “그 양반 내일모레 온다니까 어차피 제가 정확한 팩트를 말씀드릴 기회가 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라고 말한데 대한 홍대표의 반응이었다.
박근혜와 서청원 · 최경환 의원을 당에서 제명하고 나름 힘있게 당을 장악해서 바른당의 합당파를 받아들이려다가 벌어진 사단이다. 이 기사를 본 네티즌 가운데 ID‘사필귀정’은 “503호의 찌꺼기들”이라고 했고, ‘쭈쭈바’는 “얘네들은 뭘 해도 더럽고 한심하다” 또 'wtj1234'는 “개싸움, 니들보다 우리 집 풍이 국회의원 하는 게 훨씬 국민에게 이득이다.”라고 썼다. 너무 지저분하게 싸우는 모습이나, 정부가 뭔가 일을 하려는 것마다 갖은 방법으로 훼방을 놓는 행태에 질려버린 국민의 반응이라고 생각된다.
지난 주일에 대부분 불쾌하고 재미없는 뉴스가 많았지만, 한 가지 뉴스는 뭔가 다른 희망이랄까 하는 조짐이 있었다. 21일 어선 ‘홍진호’가 북한지역 월경으로 나포되었는데, 엿새 만인 26일 풀려나 돌아왔다. 덕분에 한국인 선원7명과 베트남 선원3명이 무사히 돌아와 생업에 종사할 수 있게 되었다. 그전에는 빨라야 한 달 만에 돌아올 수 있었던 데 비하면 뭔가 다른 제스처가 나올 가능성이 엿보이는 대목이었다.
북한이 변해 본들 얼마나 대단한 일이 있을까 기대하지는 못하지만, 최근의 국제정세와 그들 나름 핵무장의 완성 이후 슬그머니 외부세계화 화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건 아닌지 기대를 하는 것이다. 핵이라는 날카로운 이빨을 가졌으니 협상에서도 좋은 테이블을 꾸릴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인지 아직은 모를 일이다. 어떻게든 이 교착상태가 풀려서 전쟁불안과 자한당의 안보타령을 안 듣고 살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드도 돌려줘서 중국의 제재 구실도 없어진다면 좋겠다는 희망이 개꿈이 아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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