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칼럼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자

푸르고운 2018. 2. 4. 00:04



  2018년 새아침이 열렸다. 언제나처럼 흘러가는 시간이지만, 새로운 1년 주기가 다시 시작되는 첫날의 감회는 별다르게 느껴진다. 떠오르는 태양도 어제 보던 그것이고 부는 바람도 낯설지 않건만, 가슴에 와 닿는 의미가 달라서 일 것이다.

  그야말로 격동의 한 해라고 이름 지어도 과하지 않을 2017년, 무도(無道)한 정권이 국민의 촛불에 무너지고 나라에 새로운 질서와 기운이 벋어가 사람마다의 마음을 적시었다. 비로소 나라다운 나라가 시작되려는 상서로운 조짐이 일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지난 시절 무도한 정권의 앞잡이로 마구잡이 정권을 비호하던 세력들이 어떻게든 새로운 나라로 발전해가는 걸 막아보려 갖은 험담과 방해를 서슴지 않고 있고, 이웃 나라 일본은 위안부 문제로 뒤틀린 몽니를 부리고 있다. 부실정권이 저지른 ‘사드도입’ ‘위안부 합의’ ‘4대강문제’ ‘중동 원전 건설 이면합의 문제’ 등 뒤치다꺼리해야할 난제들이 새 정부의 발목을 붙들고 늘어진다.

  뿐만 아니라, 우리 호남의 민심이 만들어준 국민의당이 안철수 당대표의 허무맹랑한 망상의 제물이 되어 분당이나 좌초의 위기에 처해 있다. 국내외적으로 난제가 쌓인 가운데 그런대로 여당과 손발을 맞추어오던 국민의당을 어떻게든 보수정당에 끌어들여 문재인 정권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하려는 적폐세력의 간계가 아닌가 하는 의문도 든다.

 

  먼저 한일 위안부 합의 문제부터 생각해 보자. 지난해 12월 28일 문 대통령은 “지난 합의가 양국 정상의 추인을 거친 정부 간의 공식적 약속이라는 부담에도 저는 대통령으로서 국민과 함께 이 합의로 위안부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는 점을 다시금 분명히 밝힌다.”고 말하면서 친일 박근혜 정권이 당사자인 위안부 생존자의 생각이 배제된 합의를 한 내용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에 대해 고노 다로 외상 명의의 담화문을 내서 “합의를 변경하려 한다면 일-한 관계는 관리 불능이 된다.”는 강경한 반응을 보였다. 외교관계 단절까지도 불사하겠다는 의미다.


  아직 지난 정부가 왜 서둘러 위안부 합의를 강행했는지 밝혀진 이유는 없다. 위안부 문제는 역대 정권에서 미진한 그대로 완결을 할 수 없던 일이다. 왜냐면 일본 정부가 피해자들에게 단 한 번도 공식적인 사과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피해 할머니들은 돈이 문제가 아니라 가해자의 진정어린 사과 한마디를 듣기 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버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그들을 돕지는 못할망정, 돈 몇 푼 받고 ‘불가역적합의’라는 단서를 달아 합의를 한 일은 한심하다 못해 참혹하다. 당사자를 놔두고 정부가 무슨 권한으로 합의를 강행했는지, 그 일에 간여한 자들은 피해자의 권한을 대리할 자격이 없다. 일본이 여자위안부를 강제로 데려갈 때, 우리 정부가 간여한 일이 아니기 때문에 그 피해자들의 문제를 정부가 대리할 수 없음은 당연하다. 따라서 일본이 주장하는 정부 간 합의는 원천적으로 무효이다. 일본이 점령지 여자들을 강제로 끌어간 일이므로 일본 정부는 피해자 당사자와 개별적인 합의를 하지 않는 한 어떤 합의도 무효인 것이다.

 

  다음은 국민의당 문제를 생각해 본다. 본지가 칼럼과 서설을 통해 여러 차례 지적하고 강조했던 내용대로 안철수 대표의 최근 행보는 터무니없다. 국민의당이 제3당으로 인정받은 근거는 39석의 국회의석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정당 활동은 당원이 몇 백만이 된다 해도 국회에 의석이 없으면 존재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 정당이 국정에 간여하고 참여하는 방법은 소속 정당의 국회의원이 입법 활동과 국정 조사와 예산 승인 등에 참여하는 일이다. 그러므로 정당에서 국회의원들이 당내 요직을 맡고 정당을 이끌어가는 건 공식화된 일이다.


  그런 국회의원들 대다수가 보수정당인 바른정당과 합당을 반대하는데도 불구하고 원외 당원들을 동원하여 당원 투표를 통해 합당을 결정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더구나 당원 26만437명 가운데 23%인 5만9,911명이 투표에 참여하여 4만7,706명이 찬성을 한 일을 두고 절대 다수가 찬성했다고 주장하는 일은 그야말로 웃기는 일이다. 당원의 18.3%가 통합에 찬성했는데 절대다수가 찬성했다니, 마치 지난날 자유당 시절의 ‘4사5입’이라는 해괴한 의결보다 더 엉터리 주장이라는 생각이 든다.


  도대체 안철수는 왜 국회의원들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합당을 강행하는가? 그는 지난 대선후보로 나서면서 국회의원직을 버렸다. 대통령이 돼보겠다는 간절한 욕망으로 의원직을 버리면 국민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더 얻을 수 있다는 계산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국민은 현명하다. 그런 꼼수에 넘어가지 않을 만큼 지금 국민은 똑똑하다.

  마찬가지로 안 대표는 다시 조막손이 계산을 하고 있다. 바른정당과 합당한 뒤에 자한당과도 합당을 하여 자신이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가 될 것이므로 보수정당의 대통령 후보로 나서 볼 꿈을 꾸는 것이다. 천만의 말씀이다. 국민들은 이미 그동안의 행적에서 안철수의 그릇과 사람 됨됨이를 감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야당에 보수를 대표할 아이콘은 차고 넘친다. 애먼 사람들 끌어다가 억지 보수 만들지 말고 일찌감치 속을 차려야 당도 살고 나라에도 좋다.


  올해엔 이상한 사람들 정신을 바로 돌리는 그런 약이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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