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봄의 여울목을 돌아
사락사락 겨울을 벗는 소리
봄비는 저렇게
사랑처럼 포근히 내리는데
꿈길처럼 떠난 임의 노래는
슬픈 눈물인가
기쁜 웃음인가?
봄 시샘하던 바람도 이미 잠들고
안개처럼 대지를 감싸는 봄비.
임의 손길마냥
내 몸을 어루만져 깨우는데
문득
덜컹거리는 창문소리는
임의 부름인 듯, 목소리인 듯
아-!
임의 손잡고 달려보고 싶다.
그 품에 안겨 잠들고 싶다.
저 넓은 들판이
온통 꽃으로 덮이도록
임과 함께 웃어보고 싶다.
이 봄이 가고
여름이 갈 즈음의 8월에
피어날 들꽃의 향연을 위하여
당신의 목에 걸어줄
한 방울 붉은 산호를 깎아 두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