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칼럼

권력과 돈이 제대로 쓰이는 사회

푸르고운 2017. 4. 24. 18:02

  19대 대선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이번 주말부터 연휴가 시작되므로 유권자의 선거에 대한 관심도 오늘부터 닷새 동안에 결정 날 것이라는 예측이다. 후보자들은 금주 동안 사즉생의 각오로 표를 다지면서 마지막 득표 전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각 후보자들의 치열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유권자의 표심은 별로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 발표다. 15명의 후보 가운데 토론회라도 참여할 수 있는 후보는 5당의 후보뿐이고, 여타 후보들은 한 자릿수 지지도 받지 못하고 있는 양상이다. 21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는 5당의 후보 가운데 더불어 민주당의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 당 안철수 후보가 양강 구도를 이루고 있고 여타 세 후보는 아직도 한 자릿수의 지지를 받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대로 투표 결과가 나올지는 알 수 없지만, 결과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짐작은 가능하다. 바꾸어 말하면 국민은 촛불민심이 보여주었듯이 권력과 돈이 국민을 짓누르는 시대의 종식을 바라는 것이다. 권력은 무슨 짓을 해도 괜찮은 나라, 권력을 등에 업고 부정한 방법으로 돈을 벌어 세금은 적게 내는 나라, 그런 사람들이 상류사회를 구성하는 나라를 바꾸어야 한다는 국민적 소망이 이번선거를 지배하고 있다.

 

  아울러 국가 권력이 국민을 찍어 누르는 독재시대의 잔재도 털어버리기를 원하고 있기 때문에 보수에 대한 지지는 한계에 부딪힌 듯 늘지 않고 있다고 본다. 과거의 선거처럼 지역 색이나 독재시대의 향수를 자극하는 방법 따위는 먹혀들지 않는 것이다.

 

  이 같은 경향은 박근혜정부의 터무니없는 정치행태에 실망한 데에 큰 원인이 있지만, 그 보다 권력과 돈의 힘으로 상류층을 이룬 집단 1%이 되어 나머지 99%로 취급하는 데에 있다고 본다.

 

  외국의 경우 부와 명망을 이룬 사람들이 사회 지도층이 되어 노블리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를 실천하는 데 열심이다. 그들은 좋은 환경에서 많은 것을 물려받고 훌륭한 교육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기회가 많았음을 스스로 인정하고, 그런 기회를 받지 못한 사람들에게 자신이 받은 것을 나누어 준다는 의미의 사회 환원을 실천하는 것이다.

 

  외국의 부자들이 재산을 대물림하지 않고 사회에 내놓고, 끊임없이 자선을 행하며 고소득에 대한 높은 세금을 고박꼬박 납부하며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한다. 그들은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본래 단어의 뜻인 귀족이 은혜를 베푼다.’라는 의미를 재현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부자들은 어떤가? 재벌들은 항상 권력과 결탁하여 권력의 비호아래 각종 이권을 통해 쉽게 부를 축적하여왔다. 물론 부도덕한 정권이 재벌들로부터 일상적으로 정치자금이나 불법 자금을 뜯어내면서 특혜를 제공하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게 나눠 먹기식 정권과 재벌의 결탁이 관행처럼 이어오면서 권력은 곧 돈이었고, 돈은 곧 권력이 되었다.

 

  돈과 권력이 한 켤레로 묶인 나라에서 부자들은 서민들 보다 세금을 적게 냈다. 정권이 근로소득세는 최저생계비 이상의 수입이면 모두 짜내듯 털어가면서 부자들이 내는 법인세를 비롯한 세금은 구실만 있으면 덜어주고 줄여 주었다. 뿐만 아니라, 그들이 부실하게 운영한 기업에 막대한 국고를 퍼부어 살려내기도 했다.

 

  재벌은 근로자를 최대한 착취하기 위하여 정규직을 줄이고 비정규직으로 채워 갑질을 일삼았고, 권력과 결탁하거나 불법을 저질러 번 돈은 꼬박꼬박 자식에게 물려주어 부를 세습했다. 훌륭한 법의 비호를 받아 10% 대의 주식 점유율로 지배하는 회사가 여럿이다. 모두가 정권과의 유착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 끝에 지금 박근혜와 이재용이 구속되어 재판을 받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 꿈은 새 정부가 이런 유착의 꼬리를 잘라서 재벌이 올리는 국민소득 지표가 아닌 국민의 실질 소득이 올라가고, 열심히 일하는 성실한 사람들이 잘 사는 나라, 정권이 돈을 탐하지 않는 나라를 생각한다.

 

  정권을 잡기 위해서라면 악마에게 심장을 내어주어도 좋다는 권력욕은 적어도 이번 선거에서는 성공할 수 없다. 그리고 지난날처럼 흥정으로 자기들끼리 좋은 것을 나누어 갖는 정치는 이제 끝내야 한다. 국민 주권을 정치의 흥정 대상으로 삼으려는 자체가 시대에 뒤떨어진 발상이다.

 

  표를 얻는 방법은 단 하나, 진심으로 국민의 마음에 다가서서 국민이 원하는 일을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를 설득하는 것이다. 지난날의 선동이나 마타도어 수법은 아직도 구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나 통한다. 후보들 모두 끝까지 아름다운 경쟁을 통하여 멋진 결과를 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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