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칼럼

그들과 촛불의 방정식

푸르고운 2017. 3. 21. 16:21

 

지난 주말에 촛불 없는 거리를 태극기 집회가 차지하여 소란을 피웠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들은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이 있던 날, 경찰 버스를 몰래 들어가 운전하여 차벽을 들이 받다가, 차벽 위에 있던 기물이 떨어지는 바람에 사망한 사람들을 가증스럽게도 열사라는 호칭을 붙여, 김 모씨의 운구차를 맨 앞에 세우고 행진을 했다고 한다.

그들의 주장은 박근혜의 탄핵이 무효이고 불법이라고 했다. 독재시절의 정치가 적법이고 민주화된 시민의식은 불법이고 탄핵 심판이 매수되었다는 주장을 폈다. 조원진, 김진태, 김문수 등 꼴통보수 선봉장들은 여전히 종북 타령을 잊지 않았다고 한다.

또 삼성동 박근혜 집 앞에서 200여명이 모여 소란을 피웠는데, 그들의 말이 어처구니없다. “비폭력 집회는 안 될 말” “계엄령을 선포하라” “김수남과 박영수를 지체 없이 체포하라등의 한심한 구호를 쏟아냈는가 하면, “헌법 재판관들은 국가 반란군이라며 군대여 일어나라라고 했다. 그리고 강도 촛불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그들은 왜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지, 무엇을 위해 그런 집회를 열고 있는지 생각해보자. 그동안 청와대와 전경련을 통하여 매년 거액의 지원금을 받던 보수단체들은 정권이 바뀌면 정부의 지원금이나 전경련 등의 지원금을 받지 못할 것이고, 일부 친 보수 지방자치단체 정도가 지역단체에 보조금을 지원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점차로 관변단체의 지원금이 줄어 단체의 존립 자체가 어렵게 될 것이다.

그동안에 정권차원에서 관제 시위와 세월호 유족 집회 훼방 등을 유도하면서 짭짤한 수익을 올려 용돈을 벌어 쓰던 사람들에게, 보수정권의 몰락은 어쩌면 지갑을 통째로 빼앗기는 불행한 사태라고 할 수 있다. 단돈 천원을 얻기 위해 공원에서 반나절을 줄을 서서 기다리는 노인들에게 태극기 집회는 대단한 벌이였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거기서 핏대를 세워 되는 말, 안 되는 말 지껄이는 국회의원들은 다음 선거에서 당선될 가능성이 제로인 사람들로 보인다. 그렇게라도 박근혜의 치맛자락을 잡고 보수 세력의 힘을 모아야 희미하게나마 정치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마련되기 때문에 집회장에서 철모르는 노인들을 선동하는 것이라는 짐작을 해본다.

거기 나오는 사람들 대부분이 새 시대가 열리는 걸 두려워하는 사람들, 여태 막무가내로 힘을 추종하며 살아온 사람들이라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그러기에 힘이 있는 미국의 성조기를 들고 흔들며 자기들의 배후에 미국이 있다는 듯, 뭐 그렇게 하면 보수정권인 트럼프가 편을 들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는듯하다.

지난 317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의 홈페이지에 감사의 마음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려졌다. 작은 제목으로 <1억 빚에 대한 시민후원 감사의 글>이라는 글에는 이 단체가 촛불집회를 하는 동안 시민들이 조금씩 보내주는 성금으로 행사를 치르다 보니, 행사를 지원하는 업체에 비용을 지불하지 못한 금액이 1억원 가량이었다고 했다.

고심 끝에 SNS를 통하여 이 일을 말했는데, 몇 일만에 21,000명이 88,000만원을 모아주어 앞으로 21일에 박근혜를 구속하라 검찰청 앞 집회’, 325일과 415일 예정된 집회의 행사비로 쓰겠다고 했다. 후원금을 보내준 사람들 가운데는, “민주주의 및 시민권력 확인료” “치킨값 대신 후원료” “돈 벌어서 뭐하나, 이런데 써야지등 성원의 글을 보내왔다고 한다.

또 촛불에 참여하지 못해 미안하다는 분, 광장에서 함께 맞은 따뜻한 봄을 기뻐하며 보내준 분도 있다고 했다. 해외에서까지 송금 방법을 물어 돈을 보내주었음을 감사하는 말과 함께 국민행동은 소중한 돈을 투명하게 사용하고 사용 내역을 밝힐 것이며 한 푼도 헛되이 쓰지 않겠다고 말했다.

태극기 집회라는 명칭조차 아까운 그들의 집회가 보여주는 말과 행동을 보며 촛불집회와 대비되는 데 대해 일부 사람들이 나라가 둘로 갈라졌다고 말한다. 둘로 갈라졌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은 보수 세력의 생각을 대변하는 이들이다. 지난 14일의 여론조사 분포를 보면, 박근혜 탄핵이 잘한 일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무려 85.1%, ‘잘못한 결정이다라는 응답은 10.7%였다. 다시 말하면 둘로 갈라진 게 아니라 10%의 극우보수 세력이 준동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들 세력이 등을 비빌 언턱거리를 만들기 위하여 터무니없는 집회를 열고 악다구니를 써대는 일에 구태여 반응조차 필요 없다. 이제 61.2%의 국민이 원하는 대로 박근혜를 구속 수사하여 그가 말하던 대로 진실을 밝히는 일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