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칼럼

한심한 정권, 어서 끝내야 한다.

푸르고운 2016. 12. 15. 17:17

도대체 이 정권이 안 한 짓이 무엇인가? 이런 정부를 믿고 개인이나 기업이나 단체가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는가? 이런 정권아래서 경제가 발전하고 개인의 역량이 발휘될 수 있기를 기대하는 자체가 헛짓이었다.

15일 청문회에서 조한규 전 세계일보 사장은 양승대 대법원장의 일상이 감시되어 청와대로 보고되었고, 부장판사 이상은 모두 사찰 대상으로 감시되고 있었다고 폭로했다. 왜 부장판사 이상을 사찰했을까? 답은 간단하다. 그들을 감시하여 뭔가 인간적인 약점을 잡아둘 필요가 있었다는 말이다.

부장판사도 사람인지라 살다보면 인간적인 약점이 나오거나 실수가 있을 수 있다. 그런 것들을 개인별로 체크하여 자료를 보관하고 있다가, 정권에 유리한 판단이 필요할 때 슬그머니 약점을 내밀면서 압력을 가하면 어쩔 수 없이 양심과 다른 판결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어쩐지 사법부의 판결이 가끔 뜻밖의 결과로 나타날 때가 있더니, 이런 방법으로 판결에 압력을 가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남의 약점을 캐어 증거와 함께 기록하여두고 무슨 사안이 있을 때 그 약점을 들이대는 가장 비열한 인간부류가 어느 조직이나 사회에 꼭 있다. 이런 인간들이 국정의 중요부서에 있게 되면 나라가 어지럽고 사회에 불신풍조가 만연하기 마련이다.

박근혜 정권에서 비선실세와 함께 지탄을 받고 있는 검찰출신 인사 두어 명이 바로 이런 부류의 인물이라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바로 그들이 독재시절의 수법으로 사법부를 장악하기 위하여 대법원장과 부장판사 이상을 사찰하고 있었을 것이라는 짐작을 할 수 있다.

무서운 일이다. 대통령이 대법원장을 임명하고서도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들여다보고 있었다니, 사법부가 바른 판결을 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할 일이었다. 지난 총선 전까지 국회도 과반 의석을 차지하여 장악했고, 사법부까지 손안에 두고 3권을 완벽하게 틀어쥐었으니 눈에 뵈는 게 없었던 것이다.

최태민 일족이 오랜 계획으로 국회의원 보궐 선거에서부터 당 대표를 거쳐 대통령에 당선되기까지 목표를 달성한 뒤에 멋대로 국정을 주무른 일은 이미 밝혀질 만큼 드러나 검찰과 특검이 대부분 드러낼 수 있으리라고 생각된다.

문제는 최순실에서 그치지 않는다는 데 있다. 대통령이 3권을 장악하고 청와대에서 미용주사를 맞아가며 예뻐지는 놀음에 정신이 팔려 있을 때, 최순실 말고도 문고리 3인방을 비롯한 비서실과 내각, 새누리당 등 권력을 등에 업은 자들은 지난 세월 동안 과연 무슨 짓을 하고 있었을까?

돌이켜 생각해보면 집권당과 그 수하들에게 박근혜처럼 매력적인 구심점이 없었을 것이다. 도대체 정치나 경제는 챙기지 않으니 밑에서 내 멋대로 할 수 있어서 좋았고, 박정희 향수만 건드리면 표가 쏟아지니 얼씨구나 땡 이로구나 했을 것이다.

지난날 조선시대에 임금에게 수십 명 후궁을 붙여놓고 신하들이 멋대로 나라를 주무르던 시대에는 그래도 겉으로는 선비의 도리를 내세우는 양심이라도 있었지만, 이 정권의 신하들은 그마저도 없이 분탕질을 쳤다. 그리고 국회 청문회에서는 모르는 일이고, 모르는 사람이고, 기억이 없다 로 뻗대기만 했다.

뭐든 법대로 해보자고 야당이나 언론의 의혹 제기에 대들던 배경에는 사법부의 판결조차 돌려놓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을 것이라는 짐작도 가능하다. 지금 탄핵소추를 받고서도 헌법재판소의 인용결정을 비켜가겠다고 버티는 속내에는 그동안 사법부를 사찰하여 축적한 헌법재판관들의 어떤 약점을 잡고 있다는 자신감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번 국정농단 사건에 불붙은 촛불민심은 재래식 수단으로 잠재울 수준이 아니다. 국민은 이미 모든 것을 보고 이 일을 기화로 지난 시절의 모든 부조리와 주인을 깔아뭉개는 집단을 박근혜와 함께 쓸어내려 한다. 정권만 바꾸는 게 아니라 정치를 바꾸고 주인이 주인의 권리를 제대로 행사할 작정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잘못한 일 만으로도 중벌을 면하기 어려운 형편에 끝까지 몽니를 부리며 청와대를 떠나지 않으려 하는 뱃심인지, 가련한 집착인지 모를 박근혜의 미련은 버려야 한다. 독재시절의 향수는 나중에 감옥에서 곱씹어보며 혼자 즐길 추억으로나 남겨둘 일이다.

내일의 주인인 젊은 세대들이 바르고 공정한 나라를 만들어 세계를 향하여 갈 수 있도록 하루빨리 자리를 비워야한다. 세계는 지금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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