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수신문은 금년의 사자성어로 ‘군주민수(君舟民水)’를 선택했다고 발표했다. 군주민수는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군주는 배, 백성은 물’이라는 순자(苟子) 왕제(王制)편에 나오는 사자성어다. 원문은 ‘君者舟也 庶人者水也(군자주야 서인자수야). 水則載舟 水則覆舟(수즉재주 수즉복주)이다. 풀이하면 “임금은 배이고 백성은 물이니, 강물의 힘으로 배를 뜨게 하지만 강물이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분노한 촛불의 힘이 대통령탄핵을 이끌어냈고, 헌법재판소의 판단도 ‘인용’으로 결정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여실하게 표현한 사자성어라고 생각된다. 대학교수 신문은 이미 지난해에 ‘혼용무도(昏庸無道ㆍ세상이 어지럽고 도리가 제대로 행해지지 않음)’라는 사자성어를 선택하여 대통령의 국정 난맥상을 경고했었다.
‘하늘에 죄를 지으면 빌 곳도 없다.’고 했다. 죄를 지으면 하늘을 향하여 잘못을 말하고 죄를 용서해달라고 빈다. 그런데 하늘을 범하여 분노를 사면 어디에 대고 빌어 용서받을 수 없는 건 당연하다. 나라의 하늘은 주인인 국민이다.
선거에 내세운 공약을 이런저런 구실로 모두 파기할 때부터 국민은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지난 대선에서 상당수 국민들이 박후보를 선택한 것은 청와대에서 자라면서 좋은 걸 많이 배우고 알 것이라는 기대를 했기 때문이었다고 했다. 그런데 무슨 말이든 쪽지를 보고 말해야 하고, 흔하지 않은 어휘와 문법에 맞지 않는 언어를 구사하는 대통령을 보며 국민은 자질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대통령이 ‘얼굴마담’처럼 앉아 있고, 국정의 모든 분야를 일일이 들여다보며 지시하는 순실이라는 여자가 있음이 드러났다. 국민이 준 권력을 바르게 쓰지 않고 ‘샤먼’에 가까운 여자의 뜻에 따라 행사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정상적인 사람 같으면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터이지만, 그것이 밝혀진 다음에라도 바로 본령으로 돌아왔어야 했다. 그런데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나는 죄가 없다’는 터무니없는 궤변을 늘어놓으며 책임을 지려하지 않았다. 그래서 촛불이 켜지기 시작했고 마침내 탄핵 소추가 결정되어 헌법재판소의 인용만 남겨놓고 있다.
나라의 하늘인 국민은 박근혜를 구속 수사하라고 외치고 있는데, 그녀는 미동도 하지 않으며 ‘잘못이 없다’는 말만 앵무새처럼 되 뇌이고 있다. 그리고 추종세력들은 감히 촛불에 맞서는 집회를 만들어 ‘탄핵무효’를 외치며 권력의 단맛을 뱉지 않으려 이를 앙다물고 있다.
청와대는 나라꼴이야 어찌되든 시일을 끌어 임기 끝까지 버티려는 속셈이다. 이 어지럽고 다급한 나라형편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스스로 물러나 하루빨리 정국이 안정되도록 협조해야 하는 것이 도리가 아닌가? 잠시 들러 갈 곳에서도 멀쩡한 변기를 뜯어내고, 외국에 갈 때는 화장대를 맞추거나 들고 다닌다는 철없는 여자는 어쩌면 지금도 청와대에서 드라마나 보며 혼자 희죽거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더욱 놀라운 일은 박근혜의 정신을 지배해온 최씨 일가의 재산이 10조원에 이른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 돈을 독일로 빼돌려 유령회사를 수백 개나 만들어 자금을 세탁하다가 독일 경찰의 추적을 받고 있다고 한다. 마침 특검이 최가의 재산을 추적하겠다는 방침이 있었으니 재산의 형성과 돈의 행방을 분명히 밝혀낸 터이지만 놀랍지 않은가? 돈 버는 일이라고는 어린이집을 운영해본 것뿐인데 수조원의 재산을 축적했다는 건 무얼 말하는가? 열심히 일해 온 평범한 사람들이 살맛이 나겠는가 말이다.
그런 거금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더 모으려고 갖가지 이권에 개입하고 대통령의 직위를 이용하여 재벌을 겁박하도록 하였을까? 인간의 욕심은 한량이 없지 싶다. 다행히도 발각되었으니 해외로 유출된 나라의 재산을 되돌려와 일자리를 만들고, 어려운 이들의 숨통을 터주는 일에 쓸 수 있기 바란다.
이미 분노한 물의 힘에 배는 뒤집어진 거나 다름없다. 정말 다행이다. 하마터면 이런 터무니없는 일을 모르고 지나갈 뻔했고, 그 일당이 오랫동안 국정의 여러 분야에 간섭하며 갖가지 이득을 취하려 했을 것이다. 이번 촛불의 힘이 어두운 면을 밝게 하고 나라 발전에 일대 전환점이 될 터이니 우리나라와 민족의 복이 아닌가 한다.
이런 모든 일은 박정희의 군사독재에서 비롯된 것이다. 강한 편에 붙어야 산다는 기회주의를 만연하게 하고, 남을 죽이고라도 나만 살겠다는 이기심이 극대화된 사회는 이제 끝내야 한다. 오랜 군사독재의 여독을 남김없이 씻어내어 주인이 주인다워지고, 젊은이들이 희망을 갖고 일하는 나라가 되기를 마음을 모아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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