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칼럼

이 부끄러움의 끝은 어디인가?

푸르고운 2017. 1. 31. 00:31

요즘 나라망신이 도를 넘고 있다. 국민들이 표를 주어 선출했던 대통령이 순실이라는 여자에게 의지하여 국정을 상당부분 맡기다시피 했고 재벌과 결탁하여 목적 불분명한 재단을 만든 사실이 드러났다. 그 일이 외국신문의 만화에 등장하기 시작하더니, 일본에서는 연일 중계하듯 낯부끄러운 기사를 신바람이 나서 보도했다. 세계가 코미디만도 못한 이야기를 조롱꺼리로 소개하면서 한국을 비웃었다. 부도덕한 대통령 뿐 아니라 그런 대통령을 선출한 국민 모두가 개망신을 당하고 있다.

박근혜가 조금이라도 양심이 있다면, 국민들이 투표를 잘못했음을 인식하고 촛불을 들어 탄핵을 요구하고, 국회가 탄핵을 의결하였을 때 잘못을 인식하고 얼른 물러나 석고대죄라도 했어야 옳았다. 사태가 불가역의 지경에 이르렀음은 코흘리개도 알만한 상황인데, 정작 장본인은 “내가 뭘 잘못했느냐? 검찰과 특검이 중립적이지 않아서 편파적인 수사를 해서 나를 엮었다.”고 기자들에게 하소연했다.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소추안을 심리하는 데는 나가지도 않고, 직무정지로 기자간담회를 할 수 없는 신분임에도 기자들을 불러 현실성 없는 철부지 이야기를 띄우며, 뭔가 반전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그리고는 마침내 서석구 변호사를 헌법재판소에 보내서 촛불민심을 매도하고 모독하며 대물림 특기인 색칠장인의 솜씨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박정희 시절부터 거슬리는 사람이나 세력을 빨갱이로 몰아 처단하던 붉은 페인트 붓을 대리인 손에 들려 내보냈다.

박 씨 가문의 최종 병기인 빨간 페인트 붓을 든 대리인 서 씨는 병기를 휘두르기 전에 가소롭게도 짐짓 근엄한 표정으로 두 손을 포개 잡고 하느님에게 기도하는 모션을 취했다. 그리고 마구 붉은 칠을 해댔다. 촛불시위를 주도한 세력이 북한의 노선을 따르는 사람들이고, 국회가 제출한 언론의 보도내용이 북한이 칭찬하는 것들이라고 했다. 그리고 탄핵소추는 무효라는 것이다. 기도하는 모습이나 페인트칠하는 솜씨가 퍽 잘 어울렸다.

천만 촛불의 민심이 국민의 마음이 아니라고 우기는 ‘박 대통령 직무정지 씨’의 생각을 가장 뻔뻔하게 말할 사람을 골라낸 것을 보면, 철없는 듯 보이는 그녀의 행동이나 말씨 등도 계산된 행동이 아닌가는 생각이 든다. 따라서 일련의 국정농단 사건도 치밀하게 계산된 박 씨의 작품일 수 있다는 짐작이다. 직접 나서면 나중에 달아날 곳이 없으니까, 최순실이 모든 일을 저지른 것으로 하고, 문제가 생기면 지금처럼 ‘나는 전혀 모르는 일이다.’라고 오리발을 내밀 계산을 한 것 아닌가 싶다. 구상은 멋졌는데, 그 특유의 유체이탈 화법 때문에 정호성이 모든 지시를 녹음하고 안종범이 메모하는 바람에 분명한 증거가 드러나 지금 입장이 곤란하게 되지 않았을까?

박 씨는 뭔가 문제가 불거지려하자 쫓기 듯 서둘러 ‘사드’도입을 결정하고, 일본과 ‘위안부 문제’를 매듭하기로 합의하여 10억엔을 받았다. 두 가지 일 모두 국민들의 강력한 반대가 있었고, 위안부 문제는 당사자인 노인들이 극력 반대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서둘러 합의서에 서명하고 돈을 받아버렸다. 그 때에 이미 오늘의 사태를 예감하고 있었기 때문에 서두른 것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국회가 반대하고 해당 장관들도 검토단계라는 말을 할 만큼 진도가 나가지 않았었던 일을 강력하게 재촉한 이유가 무엇인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그 결과로 지금 우리나라는 고약한 외교적 딜레마에 빠져 있다. 중국으로부터는 사드 결정 이후에 계속 한류를 배척하고, 경제적인 보복조치가 눈에 뜨이게 많아지고 있다. 또 부산 일본 영사관 근처에 소녀상을 세운 일로 일본은 대사를 소환하며 강경항의를 하고 있다. 거기다 덧붙여 추진하던 통화스와프도 중단한다고 압박을 가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 미국을 적정 거리에 두고 밀고 당기는 외교적 수완이 필요한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위치를 생각하지 못하는 한심한 짓을 저지른 것이다. 거기다가 경제정책조차 조급하게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고 극약처방을 일삼아 이명박 정부 이후 나라경제가 계속 기울고 있다. 이러다가는 머지않아 복원력을 잃은 배처럼 침몰하고 말 것이다.

조롱거리가 된 대통령이 이렇게 버티고 있으니, 중국이나 일본이 우리를 깔보게 되어 부끄럽고, 철없는 선장이 이끌던 배가 기울고 있는 현실이 부끄럽다. 제발 지금이라도 정신을 차리고 그래도 4년 전에 믿고 표를 주었던 국민에게 미안한 생각이 조금이라도 든다면, 하루빨리 물러나 잘못을 빌어 죄를 청해야 한다. 아직 복원력을 찾을 기회가 있을 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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